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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음악 교육

음악 교육을 통해 조화를 엿보다

예의 항목에 있어서 악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악은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는 음악 전반을 뜻한다. 공자는 음악을 매우 좋아했다. 제나라에서 소악을 듣고 감흥에 젖어 3개월 동안 고기 맛을 알지 못할 정도였고, 사람들과 어울려 노래할 때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다시 부르게 한 뒤 화답하기도 했다. 또 노년에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되돌아온 이후 음악을 정돈하여 바로잡았다. 공자가 음악을 중시했던 이유는 음악이 갖는 조화로움 때문이다. 즉 조화라는 덕목을 익히고 실천할 때 사람들의 마음이 교화되고 사회가 안정된다고 여겼다. 고대의 예를 기록한 예기의 기록에 따르면,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교육에 대해 다음과 같은 교과목을 제시한다. 불과 가을에는 예와 음악을 위주로 가르치고, 여름과 겨울에는 서와 시를 위주로 가르친다. 물론 각 계절마다 한 과목만을 가르친다는 뜻은 아니다. 각 계절마다 중시하는 교과목이 있다는 의미이다, 즉 봄에는 예를 위주로 하고, 여름에는 서를 위주로 하며, 가을에는 음악을 위주로 하고, 겨울에는 시를 위주로 했다. 오늘날을 기준으로 음악은 무용, 악기연주, 노래에 해당한다. 시는 노래가사의 의미를 음미하고, 직접 운율에 맞춰 시를 지음으로써 음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음악교육이 춤을 멋있게 추고, 악기를 정교하게 연주하며, 노래를 잘 부르거나 심금을 울리는 가사를 작성하는데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음악과 시의 교육은 철저히 조화를 익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것은 교과목의 편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고대에는 음과 양으로 자연의 운행 및 인간사를 구분하였다. 봄은 양의 기운이 싹트고, 여름은 양의 기운이 왕성하며, 가을은 음의 기운이 싹트고, 겨울은 음의 기운이 왕성하다. 음악에는 몸으로 표현하는 무용이 포함되긴 하지만 악기연주와 노래가 위주이며, 시는 가사를 익히고 작성하기도 하지만 직접 읊조리는 것을 위주로 한다. 따라서 음악과 시는 소리로 분류되는데, 소리는 양에 해당한다. 한편 예는 구체적인 예절과 의례절차를 뜻하며 몸으로 직접 익히는 것이고 서는 제왕의 통치사례를 기록한 것이므로, 둘 모두 구체적인 일에 해당한다. 동양에서는 구체적인 일에 해당한느 것은 음으로 분류하였다. 따라서 양의 기운이 태동하는 봄에 음에 해당하는 예를 가르치고 양의 기운이 왕성한 여름에 음에 해당하는 서를 가르치며, 음의 기운이 태동하는 가을에 양에 해당하는 음악을 가르치고, 음의 기운이 왕성한 겨울에 양에 해당하는 시를 가르쳤다. 이는 교과목의 편성이라는 사소한 부분을 통해서도 조화를 이루고자 했던 것이다.

예와 음악, 조화와 질서

동양에서 예는 구체적인 예절을 뜻하기도 하지만, 문화 전반을 가리키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예는 인간의 모든 행위 양식과 그 산물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악'은 노래, 악기연주 등 구체적인 음악을 가리키지만, 예와 함께 거론될 때에는 예의 조화로운 측면을 뜻한다. 즉 에는 전체를 포괄하는 용어이고, 예악은 예를 둘로 구분하여 질서적인 측면을 예라고 하고, 조화로운 측면을 악이라고 하였다. 음악은 자연의 조화로움을 상징하고, 예는 자연의 질서를 상징한다. 자연은 조화롭기 때문에 모든 사물이 조화롭게 되고, 자연은 질서정연하기 때문에 모든 사물이 제각각의 본분대로 구분된다. 음악은 하늘의 운행원리에 따라 제작된 것이고, 예는 땅의 도리에 따라 제작된 것이다. 자연의 모든 산물은 제각각 구별되지만 동시에 긴밀한 관계망 속에서 생존을 영위한다. 고대 동양인들은 이러한 자연의 운행과 현상을 질서와 조화로 인식하였다. 질서는 순서로, 순서가 생기기 위해서는 개개의 사물이 각 개체로 구별되어야 하며, 구별을 통해 개체 고유의 특성과 성향을 구분해야 한다. 이것이 사회 전체의 질서를 세우는 과정이다. 각각의 개체는 다른 사물과 관게를 맺지 않은 독립된 개체는 없다. 모든 사물들이 자연이라는 거대한 공간 안에서 상호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한 개체의 흥망과 생사는 다른 개체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각 개체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관계를 지속하게 되는데, 이것이 조화이다. 고대에 예와 함께 음악을 강조했던 이유는 이러한 조화로운 측면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질서와 조화를 강조한 공자는 군주는 군주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고 했다. 군주가 군주답고 신하가 신하답다는 말은 군주로 태어난 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군주이고, 신하로 태어난 자는 아무리 뛰어나도 신하의 역할로 만족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군주의 능력을 가진 자가 자리에 올라 군주의 본분을 따라야 하고, 신하의 능력을 가졌다면 신하의 본분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곧 예의 질서를 말하는 것으로, 예를 통해 각자의 본분을 구별하고 그에 따른 역할을 행하는 것이다. 이는 사회의 기능이 제대로 운용되고 유지되는 데 목적이 있다. 뿐만 아니다. 군주의 제 역할은 군주 개인의 이익이 아닌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신하 역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때 사회 전체의 이익이 확장된다. 이것이 예의 조화로운 측면인 음악이다. 각 개체가 자신의 본분에 충실히 임하는 것은 개체의 생존과 직결될 뿐 아니라 동시에 유기적 관계 속의 다른 개체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예는 자신의 본분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주장했고, 그와 동시에 사회의 조화를 위해 음악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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